210202
Faker의 T1, V10, 전승우승, LCK 10주년으로 나를 마주하다 본문
Faker의 T1, V10, 전승우승, LCK 10주년으로 나를 마주한 신기한 경험을 적어보려고한다.
4월 2일. T1과 Gen.G의 LCK Spring 결승전이 있었다.
LCK가 10주년을 맞이했다는 사실, 그리고 Faker가 만드는 V10과 전승우승이라는 역사에 남을 기록을 직접 보기 위해서 이날 모든 경기들을 지켜봤다.
오프닝부터 레전드 선수들의 등장, 그리고 그들과 함께 역사를 썼고, 앞으로도 역사를 써내려가기위해 결승전에 등장하는 Faker를 보면서 평상시엔 느낄 수 없는 낯선 감정이 들었다.
레전드 선수들보다 오래 프로게이머로써 뛸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늘 해오던 결승전이아닌 LCK10주년, 그리고 T1과 Faker의 V10, 그리고 전승우승이라는 무거운 타이틀들을 짊어진 Faker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결국 Faker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그런 Faker를 지켜보는 나에대한 열등감으로 눈물을 흘리게했다.
어렸을적 바둑프로기사를 꿈꾸며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하루하루 연습하고, 대회에서 치열하게 승부하고, 우승도 하고 탈락도 했던 그 기억들이 떠오르며 결국 실패한 바둑프로기사 지망생의 아쉬운 감정들이 밀려왔다.
나도 Faker처럼 큰 무대에서 꼭 빛나보고 싶었는데.
나도 내가 쌓은 노력의 마지막이 어디인지 보고 싶었는데.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내가 그때와 같은지 궁금해졌다.
이루려는 목표가 있나?
충분히 연습하고 있나?
얼마나 간절한가?
결국 이에대해 충분한 답을 얻지못하고 결승전 경기가 시작했다.
결승전 경기를 모두 보고나니 경기에 대해서는 딱히 말할게 없었다.
경기는 평상시의 T1과 같았다.
큰 변수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게임을 이기려고했고 이겼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Faker는 무덤덤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LCK10주년에 전승우승, V10을 이룬 사람이라곤 볼 수 없게 차분했다.
인터뷰까지 끝나고 LCK 스트리밍이 종료되자마자 Faker에 대한 의문점들을 해결하고 싶어 그간의 인터뷰들을 찾아보았다.
'페이커' 이상혁은 아직 더 원한다 (inven.co.kr)
인터뷰를 보고 한가지 생각만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실패에 대해 너무나 나약하게 대처했구나.
Faker는 누구나 겪는 실패의 과정들을 결국 극복하고 보여줬구나.
누구나 부진하고 실패할 수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무엇이 잘못된건지 모르겠고, 내게 주어진 상황들이 너무 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어떻게 이것을 해결해야할지 모를 수 있다.
단지 직면하고 계속해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것. 그것만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이 나를 또 다시 한번 깨닫게했다.
결승전을 통해서 지금의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나아가야하는지를 다시 깨우친 신기한 경험이었다.